2023. 4. 14. 10:58ㆍ반려동물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있어 가장 흔한 구강질환인 치석은 예방법으로는 칫솔질이 유일할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복잡합니다.
칫솔질만 잘 해도 치석이 잘 예방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하지만, 그 칫솔질을 잘 할 수 없는 상황일 때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에 기본적으로 3~4회 양치질을 하는 사람에게서도 칫솔모가 잘 닿지 않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치아 구석에 소량의 치석이 존재하는데요.
강아지와 고양이의 경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사람처럼 양치질을 잘 수행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헌상으로는 하루 1회 양치질이 추천되지만 아무리 사랑하는 내 새끼들이라도 매일 이를 닦아주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어요.
결국엔 보호자분들의 의지와 스케줄, 그리고 양치질에 대한 아이들의 협조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적정선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양치질에 대하여 협조적이고 저항성이 크지 않다면 보호자분들이 양치질을 해줄 수 있는 만큼 자주 이 닦기를 해주시는 것이 최선이고, 매일 해줄 수 없다면 일주일에 1회 또는 일주일에 2~3회 등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이 닦기를 해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반대로 아이들이 칫솔질을 너무 두려워하고 공포를 느끼거나 극렬히 저항하는 경우에는 매번 주기적으로 그런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반복하여 경험하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일이므로 주기적인 스케일링 또는 치석 형성 억제용 간식이나 제품들을 급여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스케일링
스케일링은 사람의 경우 10~15분 내외로 사람이 입을 직접 벌린 상태로 진행이 되지만, 개와 고양이들은 스케일링이 진행되는 동안 스스로 입을 벌려주지 않을뿐더러 시간도 40분에서 1시간까지 소요되므로 마취를 한 상태에서 진행하게 됩니다.
스케일링 준비 및 과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비추어 살펴보자면
스케일링 전날 저녁까지는 평소와 다름없이 밥, 소화가 잘 되는 간식, 물 등을 섭취하고
당일 아침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은 공복 상태로 동물 병원에 내원하게 됩니다.
물은 먹어도 상관없어요.
당일 병원에 도착하면
방사선(x-ray) 검사 및 수술 전 혈액검사를 통해
아이가 마취를 할 수 있는 상태인지 파악하고
성견 성묘일 경우 심장 사상충 키트 검사를 하여 사상충이 감염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항생제와 진통제(발치를 하는 경우) 등 전 처치 주사를 맞고 준비가 끝나면 마취에 들어갑니다.
마취는 호흡 마취 또는 주사 마취로 나뉘며 병원마다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이루어지고 대부분은 호흡 마취를 선호합니다.
스케일링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치석의 제거이지만
단순히 치석 제거의 목적 이외에도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 한 가지 있어요.
바로 치석이 잇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치아와 잇몸의 경계에 존재하는 작은 공간인 치은 열구(gingival sulcus) 관리입니다.

치은 열구 내 치석은 잇몸질환의 시작점
치석이 치아 표면에 자리 잡고 시간이 흐르게 될수록 확장성을 가져 치석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자라난 치석은 치은 열구로 침투하게 되어 잇몸을 자극하게 되고 치은염과 치주염을 유발하게 되며 별다른 치료 없이 시간이 더 흐르면 잇몸이 뒤로 밀려나 치아의 뿌리가 드러나게 되는 잇몸 퇴축이 진행됩니다.

위로 밀려나버린 잇몸, 드러난 치아 뿌리
퇴축이 진행됨에 따라 잇몸과 치아 사이의 공간은 점점 더 벌어져 음식물과 세균의 침투가 용이해지고 급기야 치아가 심하게 흔들리게 돼 통증이 유발되어 발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해요.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스케일링을 실시할 때에는 반드시 치석 제거뿐만이 아니라 잇몸과 치아 사이에 존재하는 아주 미세한 공간인 치은 열구 내의 미세 치석 또는 치태도 반드시 제거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치은 열구는 외관상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잇몸을 살짝 밀어보면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어요.
검사를 포함한 스케일링의 총 시간은 1~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스케일링 후 필요에 따라 수액을 맞을 수 있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마취에서 깨어난 뒤 반드시 2시간 이상 병원에서 안정화 후 퇴원하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Before

After
통상적으로 스케일링 후 7일간 항생제 및 소염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이는 잇몸을 밀고 있던 치석으로 인해 치은염과 치주염이 대부분 유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치아를 발치한 경우에는 진통제도 함께 처방되기도 합니다.
스케일링 후 당일 음식물을 바로 섭취할 경우 속이 메스꺼울 수 있으니 저녁 7시 이후 식사를 급여하고
너무 배고파 할 경우 평소 먹는 양의 1/4 정도만 우선적으로 소량 급여해 주세요. 물은 원하는 대로 먹어도 괜찮습니다.
스케일링과 발치를 한 후 평소 먹던 음식 그대로 급여하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너무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1주일 정도 삼가주세요.
스케일링 그 후
아이들이 양치질을 잘 할 수 없는 경우 최고의 대안은 스케일링입니다.
스케일링 후 주기적인 양치질 등의 치아관리는 다음 스케일링이 필요한 시기를 뒤로 많이 미룰 수가 있습니다.
전혀 이를 닦지 못하는 경우라면 1년에 1회 주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치아 및 잇몸 관련 질환을 잘 예방할 수 있어요.
나이 또는 기저질환 등에 따라 마취를 할 수 없는 경우라면 치석 형성 억제용 제품들을 꾸준히 급여하거나 사용하여 주세요.
단, 치석 형성 억제용 제품들은 치석의 형성을 작게나마 억제해 주는 역할이고 이미 형성된 치석을 제거해 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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