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3. 11:06ㆍ반려동물
구강의 건강은 오복 중에 하나일 정도로 굉장히 중요하지만 우리집 강아지와 고양이의 구강관리는 내 몸처럼 잘 하기는 쉽지 않아요.
사람은 하루에 3~4회 칫솔질을 하고 주기적으로 스케일링과 치과치료를 받으며 구강관리를 하지만 강아지와 고양이의 경우 사람만큼 관리하는 경우는 드물거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현실적인 대안을 차근차근 알아볼게요.
구강 질환
강아지와 고양이의 가장 대표적인 구강질환은 단연 치석입니다.
구내염, 충치, 치아흡수성병변(FORL), 설염, 치은염, 치주염, 침샘염, 구취 등 굉장히 다양한 질환이 있지만
2~3세 이상 대부분의 강아지 고양이는 치석을 크고 작게 모두 다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강아지 고양이 치아 구조
강아지와 고양이의 치아 구조를 살펴보면 사람과는 다른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성견의 치아 모형

성묘의 치아
기본적으로 치아의 개수나 모양도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점 세 가지는 치아가 편평하지 않고 뾰족하다는 것과 치아의 요철(주름)이 적다는 것, 치아 사이 간격이 넓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어금니
충치
사람의 치아에 비해 치아 주름이 적고 앞니를 제외한 대부분의 치아 간격이 넓기 때문에 음식물이나 당 성분이 치아 사이 좁은 틈에 머무르는 일이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아의 틈에서 음식물이 부패하거나 세균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낮아 강아지와 고양이에게서 충치는 흔치 않은 구강질환입니다.
게다가 사료 또는 반려견 반려묘용 간식 위주의 식단으로 사람에 비해 먹는 음식이 제한적이고 달콤한 음료수나 과일, 캔디, 젤리, 초콜릿(금기음식) 등의 당분이 많은 음식을 사람에 비해 거의 먹지 않습니다.
또한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인 뮤탄스균은 구강과 타액을 통해 전염되지만 강아지와 고양이끼리 타액을 교환하는 일은 극히 드물고 사람과 하는 뽀뽀 등의 전염경로 역시도 우리 가족 정도에만 국한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치를 가진 아이들은 굉장히 적다고 할 수 있어요.
치석
반대로 충치에 비해 치석의 발생률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2세 이상 성견 성묘 중 눈에 보일 정도의 치석을 가지지 않은 아이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흔하고 심한 경우는 아이언맨의 갑옷처럼 치아 대부분을 덮고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치석은 반질반질한 치아 표면에 갑자기 혼자서 불쑥 생기는 것이 아니에요.
치아 표면에 박테리아와 타액 등이 섞여 들러붙으며 투명한 막을 형성하는데 이때에는 칫솔이나 손톱으로 긁어내어 제거가 가능한 상태의 치태(플라크, plaque)이지만, 그 상태로 시간이 많이 흐르게 되면 수분이 탈락하고 석회질과 무기물들이 자리 잡게 되면서 치석이 형성됩니다.

치석의 주성분은 타액에 포함된 인산칼슘이고 치태의 제거는 양치질 등의 물리적인 세정으로 가능하지만, 치석으로 변한 경우엔 단단하게 석회화되기 때문에 스케일링 등으로 제거를 해주어야 합니다.
예방
충치와 치석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단연 칫솔질입니다.
하루 한 번 치약을 사용하여 칫솔로 치아의 내외측을 고루고루 닦아준다
말이 쉽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의 치아관리를 해주시는 가정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현실적인 구강관리를 위한 최고의 방법은,
뭐라도 하는 것
할 수 있는 거라도 하자
양치
칫솔은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치약을 사용하지 않고 칫솔로 닦기만 해도 굉장히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칫솔 머리의 크기는 아이들의 입 크기에 맞춰서 사용하시면 되고 사람용 칫솔 또는 유아용 칫솔도 괜찮습니다.
치약은 사람 치약은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매워서 아이들이 불쾌감을 느끼기도 하고 헹궈낼 수 없어 구강 점막에 큰 자극을 주어 점막이 탈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치약 내 불소 성분은 섭취하지 않고 헹궈서 뱉어내야 하지만 강아지 고양이들은 가글 하거나 또는 입을 헹궈 뱉을 수가 없으니 강아지 고양이용 치약을 사용해 주세요.
강아지 고양이용 치약은 삼켜도 되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혹시 실수로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몇 번 삼킨 것은 괜찮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루 한 번, 사흘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등 아이가 수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닦아주세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무조건 좋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성격에 따라 칫솔질에 수용적이지 못한 경우에는 칫솔을 깨물며 거품을 물고 저항하거나 엄마 아빠를 문다거나, 혀가 파래지며 졸도할 정도로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년에 한두 번만 하면 되는 것이라면 꾹 참고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주기적으로 꾸준히 해야 하는 칫솔질은 이렇게 극렬하게 저항하는 경우라면 아이들의 스트레스와 삶의 질의 관점에서 칫솔질을 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겠네요.
사람은 스스로 하기 싫은 일이나 상황에서도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납득을 하고 견뎌낼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온전히 심리적인 상처와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됩니다.
이러한 거부감은 처음 칫솔질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 그리고 반복적인 경험에서 학습된 불쾌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양치질을 시도할 때 엄마 아빠의 맨손가락으로 가지런하고 귀여운 12개의 앞니를 슥슥 자극하고 마사지하는 정도로 가볍게 5~10초 접촉하고 그 후에 반드시 간식이나 츄르 등 맛있는 보상을 주기를 한 달 정도 반복합니다.
그다음 범위를 넓혀 앞니 외에도 송곳니와 어금니까지 10~30초 정도 가벼운 터치 정도의 마사지 하기를 한 달 정도 반복합니다.
그다음 치약을 사용한다면 손가락에 치약을 묻혀 앞니와 송곳니 어금니 외측을 마사지 하기를 한 달 정도 반복합니다.
그다음 치약과 브러시를 사용하여 앞니만 5~10초 브러싱 하기를 한 달 정도 반복합니다.
그다음 범위를 넓혀 앞니와 송곳니 어금니 치아 전체 외측면을 30초 정도 브러싱 합니다.
만약 다음 진도로 잘 넘어가지 않을 때에는 그전의 과정으로 한 달 정도 더 반복하여 익숙하게 해주세요.
그렇게 치아 외측면을 골고루 브러싱 할 수 있게 되면 치아 내측면도 위와 같이 점진적으로 범위를 넓혀가시면 됩니다.
치아 외측면만 골고루 브러싱 할 수 있어도 치석 예방의 80%는 달성한 것이라고 생각하셔도 돼요.
혹시 칫솔질을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경우에도 걱정하지 마시고 브러싱 해주세요.
매일 서너 번씩 이를 닦는 사람도 종종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하물며 잇몸이 거의 단련되지 않은 아이들이 양치질 할 때 피가 나는 경우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양치질의 목적이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치태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예를 들어, 월 화 수 이를 닦고 목 금 토 일 쉬는 것보다 월 수 금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이를 닦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칫솔질이 끝난 후 꼭 맛있는 보상을 잊지 말아 주세요.
칫솔질을 못할 때
만일 칫솔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면 차선으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세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손가락 칫솔, 가제 손수건, 하물며 맨손으로라도 치아 표면을 물리적으로 자극을 할 수 있다면 안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속에 외부 물체가 들어오거나 입 주변에 무언가가 닿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면 구강관리 제품을 사용해 주세요.
치석형성 억제 껌, 씹는 치약, 치약 트릿, 구강 스프레이, 치아나 잇몸에 붙이는 패치, 파우더 등등 어떠한 형태든 우리 아이가 수용적인 방법을 찾아주세요.
다만 동물의 뼈를 씹게 함으로 치석을 제거하려 한다거나 양치질을 대신하려는 시도는 좋지 않습니다.
효과도 거의 없을뿐더러 안전하지 않아요.
사람도 가그린이나 리스테린, 씹는 치약 등이 있지만 치약을 사용한 칫솔질에 비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칫솔질을 할 수 없는 경우라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듯이 위 제품들도 차선의 의미로 사용하여 주세요.
사람에게 효과가 적은 것은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습니다'
건사료? 습식사료? 반건조 사료?
말랑말랑한 사료나 캔 사료인 습식사료를 먹으면 치석이 더 잘 생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건사료가 치석이 덜 생길 수도 있는 것은 아이들이 사료를 먹을 때 사료 알갱이를 씹으면 물리적인 자극이 치아 표면의 치태를 약간은 벗겨줄 수 있기 때문이므로 어느 정도는 맞지만 아이들이 사료를 먹을 때 사람처럼 입을 닫고 오물오물 수십 번을 씹는 것이 아니라 삼킬 수 있을 정도까지 몇 번 정도만 씹기 때문에 그 횟수가 적고 건사료와 치아가 닿는 표면은 치아 표면의 전체가 아닌 치아의 끝부분 일부이므로 치석 형성 억제 목적으로 건사료를 선택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말랑말랑한 반건조 사료나 캔푸드 형태의 습식사료는 이러한 치아 표면의 자극조차 거의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치석이 치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치석의 절대량 보다 잇몸과 치아의 경계면에서 치석이 확장하여 잇몸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고 잇몸을 뒤로 밀치는 퇴축 때문인데 건사료가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예방해 주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사료를 선택할 때에는 치석 형성 정도를 따지기보다는 아이가 잘 먹고 소화가 잘 되며 건강한 변을 보는 것을 기준으로 결정하여 주세요.
다음 시간에는 치석 제거의 끝판왕
스케일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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